소방차에 헬기까지 투입, 비상대응 2단계 발령…불길 잡아
소방관 2명 부상…4지구 번영회 최대 76억원 보험 가입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서 큰불이 났다.

30일 오전 2시 8분께 대구시 중구에 있는 서문시장 4지구 상가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상가 내 1지구와 4지구 사이 점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시장 야간경비 관계자는 "오전 2시 조금 넘어서 바람 쐬려고 바깥을 보니 4지구 1층에서 연기가 나고 불이 벌겋게 올라왔다.

폭발음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김영오 회장은 "노점 가스가 터져 불이 4지구 안쪽으로 번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내부에서 불이 났다는 말도 있어 발화지점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진술이 엇갈리면서 발화지점이 4지구 1층인지 4지구와 1지구 사이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불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인 4지구 건물 1층을 대부분 태우고 위로 번졌다.

4지구는 의류, 침구, 커튼 등을 파는 상가가 많이 있다.

이 때문에 불로 유독가스와 연기가 많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규모가 커지자 대구시소방본부는 소방본부장이 지휘하는 비상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불이 난 이후 권영진 대구시장은 현장에 나와 지휘했고 재난안전실 직원을 비상소집했다.

소방차 97대와 인력 870명을 동원해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날이 밝자 헬기 2대를 투입한 끝에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의류 속에 남은 불이 있어 진화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전 8시 50분께 4지구 가건물 일부가 무너졌다.

상인이 대부분 퇴근하고 없는 시간에 불이 나 지금까지 확인된 인명 피해는 없다.

화재 당시 건물에는 경비원 2명이 있었으나 대피했다.

다만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장모(47) 소방위와 최모(36) 소방사가 다쳤다.

대구시와 소방당국은 4지구 상가 839곳 모두 탄 것으로 파악했다.

소방당국은 4지구 건물이 완전히 붕괴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소방본부는 시장 주변에 방화차단선을 설치해 시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주변으로 번지지 않도록 불을 끄고 있으나 의류 상가가 많아서 완전 진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불이 난 이후 서문시장 주변에 연기가 자욱할 뿐만 아니라 대구 전역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시민 신고가 잇따랐다.

경찰은 시장 경비원을 상대로 1차 조사했다.

진화를 마무리하는 대로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는지를 놓고 소방당국과 상인 의견이 엇갈린 점도 조사할 방침이다.

상인 최모(72)씨는 "2005년 2지구에서 불이 난 뒤 4지구로 이사를 왔는데 또 불이 났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황모(54)씨는 "사위가 등산복을 파는데 어제 6천만원 어치 물건을 새로 가져다 놨다"며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서문시장 4지구 번영회는 최대 76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화재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시장으로 건물 전체 면적은 9만3천㎡다.

1·2·4·5지구와 동산상가, 건해물상가 등 6개 지구로 점포 4천622개가 있다.

2005년 12월 29일에 2지구 상가에서 큰불이 나 상인 1천여명이 터전을 잃고 600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최수호 기자 sds123@yna.co.kr,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