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가 회사의 구조조정에 맞서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있어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30일 "간부와 대의원들이 출근투쟁이나 현장활동을 통해 조직형태 변경의 중요성을 조합원에게 알리고, 조합원 총회를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다음 달 중순 개별 노조에서 금속노조에 가입하는 조직형태 변경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그러나 현장노동조직을 중심으로 금속노조 가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장 희망'이라는 조직은 '금속노조에 연간 20억원씩 주면서까지 가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속노조에 가입하는 순간 노조의 재정적자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현대중 노조(조합원 1만5000명 기준)는 연간 38억원의 노조비를 납부하고, 이 가운데 현대중 노조는 18억원만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속노조 가입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라며 "금속노조 산하 지회는 독립된 노조가 아니므로 사실상 탈퇴가 불가능한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희망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는 금속노조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점만 이야기하지만, 좋지 않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2004년 9월 민주노총(당시 금속산업연맹)은 현안에 대한 입장차 때문에 현대중공업 노조를 제명했다.

현대중 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하려면 전체 조합원 과반 이상이 투표해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