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위한 창의력, 발명교육으로 키우자
‘SF의 아버지’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을 떠올릴 것이다. 80여편의 작품을 남긴 베른은 1867년 《지구에서 달까지》를 썼고, 그로부터 102년 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또 1869년 《해저 2만리》를 통해 상상 속의 잠수함을 표현한 노틸러스호는 85년 후 미국이 개발한 최초의 원자력잠수함으로 실현됐다. 1985년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도 웨어러블 기기나 벽걸이 TV에서의 화상통화 등 터무니없어 보이던 상상이 현실 속에서 이뤄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소설이나 영화에서 본 상상 속의 일들이 현실화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미래사회를 이끌 우리 청소년들은 첨단 과학기술 발달로 맞이할 미래 세상을 상상해볼 여유도 없이, 당장 눈앞의 입시 위주 교육에만 몰두해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6월 타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001년 발표한 <21세기 한국비전> 보고서에서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이상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입시 위주 주입식 교육을 비판했다. 또 토플러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21세기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적합하지 않으며, 세계를 이끌기 위해 필요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줄 교육이 되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제3의 물결’에 이어 이번에도 토플러의 예견이 적중하는 것일까? 실제로 올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제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간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전 세계 7세 이하 아이들의 65%는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에서 발표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잘 적응할 국가 순위’에서 한국은 평가 대상 139개국 중 25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런 환경 속에서 다가올 미래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암기 위주의 주입식 지식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창의발명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첨단 과학기술이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반면에 인간은 또 다른 역할과 기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발명은 과학기술을 전제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평소 실생활에서 불편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발명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상상력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발명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며, 4차 산업혁명으로 맞을 일자리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인간만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발명이 성장엔진이라면 발명교육은 이런 성장엔진을 움직이는 대체 불가한 연료라고 할 수 있다. 이제라도 토플러가 한국 교육에 충고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우리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를 향해 질주할 수 있는 무한동력을 선사하는 것은 어떨까.

이준석 <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