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의혹·추측에 선 긋기…'대통령-최순실-정호성 대화' 녹음돼 관심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박 대통령과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육성 파일이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설이 제기되는 등각종 의혹이 일자 검찰이 '선 긋기'에 나섰다.

증거물의 하나인 '정호성 녹음 파일'의 가치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검찰이 이를 지렛대 삼아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압박할 것이라는 등 무성한 관측이 쏟아지고 세간에서 근거없는 추측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28일 "진술이나 증거물 건건에 대해서사실을 확인해드리는 것이 굉장히 부적절하지만 정호성 녹음파일 관련 보도는 너무 나갔다"며 "그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대통령이 최순실을 선생님으로 호칭했다는 부분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압수물은 그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고 수사 파트에서 아주 제한된 극소수의 사람만 접해 같은 수사팀에 있다 해도 다른 검사들이 내용을 알 수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수사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정 전 휴대전화 녹음파일이 공개될 경우 박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은 해당 내용을 알고 있는 수사팀 관계자의 발언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10월 29일 정 전 비서관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여러 대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2대에는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 최씨와 각각 나눈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녹음됐다.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과 최씨의 지시 내용을 놓치지 않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의 녹음 파일은 검찰이 청와대 문건 유출 정황 등을 확인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연설문 등 자료를 '보여주라'고 지시하거나 최씨의 '컨펌'을 받았느냐고 묻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파일 속에서 정 전 비서관은 민간인 신분인 최씨를 '최 선생님'이라고 높여 불렀고, 최씨는 자신의 부하 직원 대하듯 정 전 비서관에게 각종 지시를 하는 듯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증거물은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제시돼 법원이 증거로서 채택하고, 증명력이 있다고 인정할 경우 유죄 입증의 자료로 쓰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보배 기자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