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2천326명 분석결과…"복부비만·음주·흡연 주의해야"

혈당을 낮추기 위해 몸속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면 무증상 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지은·박진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천326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검사 등을 활용해 인슐린 저항성과 무증상 뇌경색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뇌경색은 뇌에 분포하는 혈관 일부가 막혀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신체마비·언어장애 등을 일으킨다.

이런 뇌경색 중 아주 작은 혈관에 문제가 발생해 겉으로는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무증상 뇌경색'이라고 부른다.

무증상 뇌경색 환자는 당장은 겉으로 보이는 특이 증상이 없어 건강해 보이지만 향후 뇌졸중·치매 등이 갑작스레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에 따르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경우 정상인보다 무증상 뇌경색이 나타날 확률이 69% 높았고, 뇌경색으로 변성된 뇌 조직의 개수가 다수(2개 이상)로 발견될 확률은 76% 증가했다.

특히 인슐린 기능 저하가 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뿐만 아니라 무증상 뇌경색에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증명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박진호 교수는 "인슐린 기능 저하는 복부비만·과도한 음주·흡연·운동부족 등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한다"며 "당뇨병·무증상 뇌경색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뇌졸중협회 공식학회지 '뇌졸중'(Stroke) 최근호에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k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