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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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피터 드러커는 미래 대학의 모습에 대해 “교육의 미래는 전통적인 대학의 캠퍼스 밖에 있다”고 진단했다.

대학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 교수가 칠판에 쓴 글을 받아적고 강의를 듣는 전통적인 모습은 크게 위축되고 온라인 강의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4년 투자은행 메릴린치도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고등교육기관에 등록해 교육받고 있는 사람은 8400만명이고 2025년이면 1억60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는데 새로 늘어나는 교육 수요의 절반가량인 4000만명 이상을 인터넷 교육이 담당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대학 강의의 변혁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온라인대중강좌(MOOC)’다. 2012년 처음으로 MOOC가 등장한 이래 MOOC 강좌를 제공하는 4대 온라인 사이트인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퓨처런(FutureLearn), 유다시티(Udacity)에 등록한 학생 수는 4000만명을 넘어섰다. 무크에 제공 중인 강좌는 전 세계 550개 명문대학의 4000개가 넘을 정도로 전파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학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자크 비오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총장은 “10년, 20년 후 대학의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강의와 온라인 대학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5년 10월 처음 문을 연 한국형 MOOC인 ‘K-MOOC’는 시행 7개월 만인 지난 5월에 방문객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7월 초에는 누적방문자 수 130여만명을 넘어섰고 수강신청자 수가 11만3000여명에 달했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는 사이버대학도 마찬가지다. 2001년 평생교육기관으로 출범한 사이버대학은 교육부가 2008년 ‘고등교육기관’으로 인가를 내주며 4년제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최초 출범 당시 9개 학교에서 2002년 15개 대학으로 늘었고 2003년 16곳, 2004년 17곳으로 매년 늘어나 현재 모두 21곳이 됐다.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고 학위도 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사이버대학 재학생은 10만140명, 졸업생은 약 20만명에 달한다. 특히 사회복지사·보육교사·평생교육사 등의 자격증은 사이버대학 수업을 통해 취득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2015년 기준 연령별 재학생은 10대 6.3%, 20대 32.73%, 30대 24.85%, 40대 25.52%, 50대 9.39%. 60대 1.20%로 다양하다.
[2017학년 사이버대학] '반값 학비'로 학위·자격증까지…사이버대서 미래 연다
학생의 상당수가 직장인인 사이버대학은 경제 활동과 교육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인기가 좋을 뿐 아니라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도 선호한다. 금융보험, 세무회계, 유통물류 등 직장 실무에 필요한 학과가 많은 데다 상담심리학, 사회복지학, 아동학과 등이 여성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저렴한 등록금 등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점도 사이버대학의 매력이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필요한 학비가 1290만~1825만원(2015년 기준)으로 일반 대학에 비해 싸다. 낮은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재학생들에게는 풍부한 장학금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학 학위를 취득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일반 오프라인 대학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21곳의 대학 중 현재 일반 대학처럼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이 18곳이고 영진사이버대·한국복지사이버대·세계사이버대는 전문학위를 수여한다. 경희·고려·대구·부산디지털·한국외국어·서울사이버·세종·원광디지털·한양사이버대 등 9곳은 대학원이 있어 석사학위도 가능하다. 학위를 수여 받기 위해서는 학사학위는 140학점 이상, 전문학사학위는 80학점 이상의 전공 및 교양 등 이수구분별 학점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사이버대학은 12월1일부터 2017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4만2333명에 달한다. 사이버대학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나 교과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온라인 적성검사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종합해 선발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