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 2500만원 배상하라"

고 노무현 대통령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부산대 교수가 민사소송에서도 져 2천5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부산지법 민사합의6부(이균철 부장판사)는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부산대 최우원(61) 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2천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최 교수에게 패소 판결 내용을 대학신문인 '부대신문'에 게재하라고 명령했다.

판결문을 보면 최 교수는 지난해 6월 초 과학철학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노무현은 전자개표기 사기극으로 당선된 가짜대통령이다. 자네들이 노무현 전자개표기 사기극 사건을 맡은 대법관이라면 어떻게 판결문을 쓸 것인지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6일 강의실에서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노 전 대통령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노건호씨는 최 교수를 사자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1억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도 함께 냈다.

최 교수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와 최 교수 모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최 교수는 지난달 말 파면됐다.

최 교수는 민사소송에서 자신의 행위는 표현의 자유 내지 언론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 그 누구의 명예도 훼손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허위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망인의 사회적 평가와 유족인 원고의 사회적 평가 내지 고인에 대한 명예감정, 추모감정을 침해했으므로,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가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당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사건 행위 표현 내용, 망인에 대한 경멸적 표현의 악의성, 사건 행위가 이뤄진 장소와 대상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위자료를 2천500만원으로 정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