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천억 투입해 생태복원…숭어떼 등 관광상품화 가능

태화강이 울산시의 인위적인 치유 노력과 자연 회복력이 더해지면서 수자원의 보물창고로 거듭나고 있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태화강에는 연어, 황어, 은어가 회귀하고 다슬기와 바지락, 재첩이 서식한다.

강과 바다를 오가는 숭어와 은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한 줄로 이동하는 '일렬헤엄'의 진기한 광경을 연출한다.

울산시는 10여 년간 1천억원을 들인 태화강 생태복원과 수자원 방류사업 덕분에 태화강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하고 다양한 수산자원이 서식하는 도심의 생태하천으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회귀 어류인 연어, 황어는 매년 봄 태화강으로 돌아오며 하천 생태를 풍요롭게 한다.

연어는 울산시가 2000년 5만 마리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방류사업을 벌였다.

지금까지 417만 마리의 새끼 연어를 방류했는데 2003년부터 회귀하기 시작해 올해까지 6천700여 마리가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았다.

2014년부터 매년 방류한 황어는 봄비가 내릴 무렵 수만 마리가 강 상류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황색의 혼인색은 태화강을 검붉게 물들이며 장관을 연출한다.

은어는 2009년부터 연어와 함께 새끼를 강에 풀었는데 매년 수만 마리씩 회귀하고 있다.

하구에는 재첩과 바지락이 자생한다.

재첩 자원량은 2010년 38t에서 2016년 1천200t으로 증가했다.

울산시는 올해 7월 시민이 강에 직접 들어가 재첩을 잡는 행사를 처음으로 열어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자원량으로는 한 해 146∼183t 정도를 잡아도 된다.

바지락은 지난 9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어장이 크게 훼손됐지만 전국 바지락 종패의 60%가량이 태화강 하구에서 잡혔다.

과거 불법 조업이 성행하다 2013년부터 양성화됐다.

매년 400t가량(14억원)의 바지락이 채취된다.

태화강 중·상류에는 다슬기가 서식한다.

이전에는 강이 맑아 자연 서식이 많았지만 불법 채취가 만연하면서 개체가 급감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130만 마리, 올해 125만 마리의 새끼 다슬기를 방류해 자연생태계 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시는 태화강에 수자원이 풍부해지면 봄에는 연어와 황어떼의 회귀, 7월에는 재첩잡이 체험, 10월부터 5월까지 바지락 채취 등 연중 관광과 생태 체험이 가능할 것으로 진단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며 관심이 쏠렸던 숭어떼의 일렬헤엄은 관광상품화 가능성이 있다.

숭어떼는 8월 말이나 9월 초 하구에 알을 낳기 위해 강 상류에서 하류로 이동하는데 태화강에서는 숭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헤엄치는 장면을 십리대숲 인근에서 볼 수 있다.

10년 전부터 이 장면을 봤다는 시민이 나오면서 경주지진의 전조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물고기의 일렬헤엄이 이색적이어서 관광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을 목격한 배명자(62·여)씨는 '8월 말과 9월 초 숭어떼에 이어 은어떼도 일렬로 헤엄치는 장면을 봤다'고 증언한 바 있어 숭어와 은어떼의 일렬헤엄 시기만 확인하면 태화강의 명물 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수질개선과 보전 노력으로 도심 사이를 흐르는 태화강에 다양한 수자원이 서식하게 됐다"라며 "수자원의 특성을 계절 및 주제별로 구분해 널리 알리면 관광·체험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