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나게 돈 쓰며 대접받고 싶다"는 이유로 30대 무직 남성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기를 치다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중고나라에서 그래픽 카드 등 컴퓨터 관련 부품을 판매할 것처럼 속여 돈만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박모(37)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씨는 돈을 받고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수법으로 9월 중순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모두 87명에게 약 4천3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범행 직전 한 달여 동안 사이트에서 신뢰감을 쌓기 위한 '투자' 격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정상적으로 물품 거래를 했다.

전자상가에서 4천만원 어치 물건을 구매한 뒤 20%가량 더 싼 값에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었다.

박씨는 9월 중순부터는 본격 범행에 들어가 피해자들이 보낸 물건값으로 이전 피해자들에게 물건을 배송해주는 등 '돌려막기'를 하다 결국 잠적했다.

박씨는 지난해 같은 범행을 저질러 구속됐다가 같은 해 10월, 징역 6월에 집행유에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1년여 만에 또다시 감옥으로 향하게 됐다.

무직인 박씨는 자신이 가족과 지인들에게 평소 무시를 당해왔다면서 "사기 쳐 번 돈을 폼 나게 쓰면서 대접받고 싶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으로 손에 쥔 돈으로 백화점에서 수십만원짜리 가방을 구매하고, 술집에 가서 돈을 쓰는 등 쇼핑과 유흥에 탕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