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긴급토론회…검찰·정치개혁에 초점
서울대 교수들 26일 촛불집회 집단 참여하기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검찰의 기본 속성을 '하이에나식'이라고 정의하며 검찰 개혁의 핵심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수처)를 통한 국회의 통제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23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주최로 열린 시국토론회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로 검찰이 박수를 받는 것 같지만 지금 검찰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조 교수는 "검찰의 기본 속성은 죽은 권력과는 싸우고 산 권력에는 복종하는 '하이에나식'"이라며 "이번에도 정권 초기에는 산 권력을 위해 칼을 닦고 권력이 죽어간다 싶으면 바로 찌르는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의 과도한 권한 남용 등을 얘기하면서는 서울대 법대 2년 후배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초임검사 시절 '지방경찰청장이 가방을 들어줬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재학시절 에피소드를 말했다.

조 교수는 "우병우가 전두환 정권하에서 사법고시에 합격했는데 당시 전두환 육사 후배인 한 장군이 쿠데타를 한다는 소문이 계속됐다"며 "우병우가 사시에 합격하자마자 친구들에게 제안한 것이 '빨리 이 장군을 만나 우리가 도와드리겠다고 제안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김기춘이 우병우를 아끼는 이유는 이런 모습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너무 닮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번 정권에서 민정수석, 비서진 등 이름, 사람이 자꾸 부각되는 것에는 이런 미시적·개인사적 이유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검찰의 부패와 비리, 과도한 권한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수처의 신설이 필수적이라며 검사장 직선제,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수처를 만들고 공수처장을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임명한다면 대통령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공수처가 만들어졌다면 박근혜 정권 초기에 최순실이 벌써 날아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26일 예정된 촛불집회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가 혁명으로 가는 1단계에 와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통치의 정당성을 결정적으로 상실했고 이번 주말에 200만명이 모이면 현 정부는 확실히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교협 의장인 유용태 서울대 교수는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이라는 깃발을 들고 26일 오후 3시 보신각에서 모여 촛불집회에 참석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금까지 100여명의 교수가 이에 참여하기로 했다.

토론에 나선 한 학생은 30일 동맹휴업에 교수들이 '휴강'으로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srch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