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입시·학사관리 배경, 대가성 여부 조사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관련해 22일 이대 교수 3∼4명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이대 총장실과 입학처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동시에 입학처 보직 교수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했다.

검찰은 해당 교수들을 상대로 정씨가 지원한 작년 체육특기자 입시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학사관리가 부적절하게 이뤄진 배경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화여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에선 학교측이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정씨를 합격시키고자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점수가 높은 2명을 탈락시키는 등 입시 부정이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면접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고, 실제 정씨는 면접관들에게 금메달을 보여주는 등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가 있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입학 후에는 훈련을 핑계로 결석하고서 아무런 대체 자료를 내지 않았음에도 출석으로 인정받고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았다.

한 수업 담당 교수는 정씨가 기말 과제물을 내지 않자 대신 과제물을 만들어 정씨가 제출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부 특감에선 사실 확인만 했을 뿐 그 배경이나 배후는 밝혀내지 못해 진상 규명의 숙제는 검찰 수사로 넘어온 셈이 됐다.

검찰은 조만간 의혹의 꼭짓점으로 거론되는 최경희(54) 전 총장을 소환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대가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9개 가운데 8개를 쓸어담는 등 대규모 정부 지원을 받은 게 정씨를 입학시킨 대가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아울러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장모인 김장자(76)씨가 막후에서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수년간 이대 여성최고지도자과정에 등록해 수업을 들으며 이대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씨가 이대 입시를 앞둔 2014년 초 자신이 운영하는 기흥컨트리클럽(CC)에서 최순실씨 및 이대 관계자 등과 골프 라운드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됐다.

이밖에 최씨 측근인 차은택(47·구속)씨의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정씨에게 유리하도록 학칙을 개정해달라고 학교측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검찰이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