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윤문진 대표 "1인 가구 '귀찮은 일' 다 해결해줘요"
“‘띵동’이란 회사 이름은 말 그대로 초인종 소리를 본떠 지은 겁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희 회사 ‘메신저’들과 소비자가 초인종과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처음 만나게 되잖아요. 생활편의 서비스란 게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은 별의별 기상천외한 요구가 많아요.”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윤문진 띵동 대표(37·사진)는 “술을 같이 마셔달라거나 고스톱 치는데 광 팔 사람이 부족하니 사람 좀 보내달라, 마인크래프트 30분만 가르쳐달라는 전화까지 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띵동의 주 고객은 다세대 주택이나 오피스텔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다.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음식 배달과 청소, 장보기 대행 등 생활과 관련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지에 대기하고 있는 350여명의 메신저가 고객의 요구를 수행해주고 서비스료를 받는 구조다. 창업 당시엔 서울 강남구에서만 서비스하다 현재 12개구로 넓혔다. 요즘 하루평균 3000~6000여건의 주문을 받는다. 윤 대표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체감상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주문 중 70% 정도”라며 “특히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서울 강남구나 관악구, 마포구, 중랑구 같은 곳에서 주문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취 생활을 한 적도 없고, 기혼이다. 우연히 띵동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벤처기업 ‘해주세요’의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해당 분야 창업에 흥미가 생겼다. 띵동은 지난 1월 ‘해주세요’를 인수했다. 또 6월 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의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금 120억원을 유치했다. 윤 대표는 “정보기술(IT) 플랫폼을 강조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띵동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 간 교감 및 조직 운영’이란 점을 강조했다”며 “처음엔 이 때문에 다른 회사들에 밀려 투자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고객 안전을 위해 메신저들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하고, 서비스 전과 후 사진을 바로 찍어서 보내게 한다”며 “메신저들이 직업에 자부심을 지닐 수 있도록 독려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전화주문은 1층에 바로 편의점이 있는데도 2~3층에 사는 사람들이 생수나 음료수, 간식 같은 걸 사오라고 하는 겁니다. 콘서트 표 예매 때 줄을 대신 서달라거나 결혼식 하객으로 대신 참석해달라는 요청 같은 건 오히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죠.”

윤 대표는 올 연말엔 서울 전역, 내년 상반기엔 수도권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7년 하반기나 2018년 상반기엔 일본 도쿄나 베트남 호찌민 등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사람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반짝 아이디어로는 창업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잘 살펴보고, 꿋꿋이 버텨가야죠.”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