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등록엑스포' 유치 나선 서병수 부산시장 "부산의 마이스·관광산업 살릴 절호의 기회죠"
“조선과 해운 불황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부산 지역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도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가 절실합니다. 시민들의 소득을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엑스포를 꼭 유치할 생각입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이 등록엑스포를 유치하면 4조원대를 투자해 5000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60조원이 넘는 투자 효과를 올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밀라노 등록엑스포는 160개국이 참가했고, 관람객 2000만명에 63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봤다. 2010년 중국 상하이 등록엑스포도 192개국 7000여만명이 관람하고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적 효과가 110조원에 달했다. 등록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엑스포다. 전시 기간도 6개월에 달한다. 등록엑스포 사이에 중규모로 열리는 인정엑스포와 구분된다. 1993년 대전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였다.

서 시장은 “부산을 비롯한 전국에서 부산등록엑스포 개최에 찬성하는 135만명의 서명을 받았다”며 “등록엑스포 유치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와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월드컵대회 조추첨 행사,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른 부산의 경험을 바탕으로 등록엑스포를 새로운 중앙정부 프로젝트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지난 7월25일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 계획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가 내년 1월 말까지 개최 계획서를 검토한 뒤 기획재정부에 이송하면 내년 상반기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타당성 조사를 한다. 최종 승인 여부는 내년 8~9월께 국제행사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이미 부산시는 행사의 국제 지원 요청에도 나섰다. 서 시장은 지난해 국제 콘퍼런스를 열어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로세르 탈레스 사무총장을 초청했다. 올해도 압둘 샤쿨 후세인 타흘락 2020두바이엑스포 고위조직위원회 국제협력장관 특별자문관, 로베르토 다네오 2015밀라노엑스포 유치단장 등을 초청했다.

서 시장은 정치권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부산 등록엑스포 유치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서 시장은 “당론을 떠나 여야 정치권이 부산시와 한목소리로 정부에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의지를 밝힌 뜻깊은 자리였다”며 “국가 사업으로 해야 하는 만큼 여야를 떠나 정치권은 물론 중앙정부가 지원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한한 외국 인사들이 부산시의 엑스포 준비와 역동성 및 개최 역량이 충분하다고 호평했다”며 등록엑스포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 시장은 최근 정부 프로젝트도 결실을 맺으면서 지역경제가 회생의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공선 조기발주 예산이 투입돼 한진중공업은 경비함 5척과 차기 고속정 3척 등 8척을, 강남조선은 경비함 3척을 수주했다. 서 시장은 “정부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먼저 관공선 조기발주의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하고 정치권에 지원을 요구했는데 성과를 거뒀다”며 “정부의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맞춰 지역경제 대책을 수립해 이른 시일 내 불황을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