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전후 위 초음파 사진 비교광고 한의사 벌금형

'위 축소 다이어트'를 홍보한 한의사가 벌금을 물게 됐다.

위는 섭취한 음식의 양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데, 위 크기를 줄여줄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한 것은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박인식 부장판사)는 한의사 이모(33)씨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씨는 2014년 11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의원의 인터넷 사이트에 '위 축소 다이어트'를 하면 위의 용량이 40%가량 줄어드는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사진을 이용해 광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가 게재한 광고는 한 여성의 다이어트 전후 모습과 위 초음파 사진 2개를 서로 비교하는 내용이었다.

두 초음파 사진을 비교하면 다이어트 후 여성의 위가 작아진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광고에는 사진과 함께 '위 축소 전 95㎜, 위 축소 후 54㎜, 위 사이즈 무려 40% 감소!'라는 문구도 있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광고는 한 여성이 다이어트 전에 물 1.8ℓ를 마시고 촬영한 초음파 사진과 6주에 걸친 다이어트 이후 물을 1ℓ만 마시고 찍은 초음파 사진을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신 물의 양에 따라 위 크기도 달라진 것이다.

검찰은 이씨가 '다이어트 전·후 피실험자가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물을 마시고 찍은 사진으로 물의 양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지 않아 마치 위 사이즈가 축소 다이어트로 인해 작아지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거짓·과장 광고를 했다고 봤다.

다만 이씨의 혐의가 무겁지 않다고 보고 벌금형으로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씨는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마신 물의 양이 적어졌다면 위의 용량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1심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은 "위는 고형(固形·단단하고 일정한 꼴을 지닌 형체) 장기가 아니라서 음식물 섭취량에 따라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고, 위 크기를 측정하는 데 별다른 의학적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의료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씨가 광고한 다이어트를 통해 위 크기가 절대적으로 작아질 수 있다는 그릇된 기대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