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길이 2천600자 달해…생소한 분야에 장르 섞은 심화 지문도"
"SNS 등으로 짧은 글에 익숙한 수험생들, 상당히 어렵게 느꼈을 것"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 6·9월 두 차례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독서영역에서 제시문이 시험지 한 면을 다 채우고 남을 만큼 길고, 보험 등 생소한 분야의 제시문이 나오는 등 작년 수능보다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소속의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교사는 17일 교육부에서 열린 1교시 국어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국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고,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문의 개수가 작년보다 줄어든 대신 지문 길이가 늘어나고 지문당 문항 수가 늘어났다"며 "학생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어려웠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문 분야 제시문에서는 두 철학자의 견해를 제시하고 두 사람이 모두 '아니오'라고 답변할 질문을 고르는 문제(홀수형 기준 16번)가 출제됐다.

이는 지금까지의 수능은 물론 올해 두 차례 모의평가에서도 접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지문으로 평가됐다.

문학 분야에서는 현대소설과 비평, 고전소설까지 묶은 심화 지문이 출제됐다.

지문도 매우 길고, 해당 지문에서 낸 문제도 6문항이나 되는 등 학생들이 부담을 느낄 만한 문제로 분석됐다.

서울과학고 조영혜 교사는 "작품론을 통한 작품 해석을 요구하는 문제로, 학생들은 매우 새로운 유형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회분야 제시문에서는 특이하게도 보험을 다룬 지문이 나왔다.

이 지문은 시험지 한 면을 다 채운 2천600자 분량의 장문이었다.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은 "지문이 매우 긴 데다 보험의 속성상 확률과 기댓값 등 수리적 사고도 요구해 이런 부분이 수험생들에게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문이 긴 것은 이번 수능 국어영역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동대부속여고 김용진 교사는 "기존 수능에서 독서영역은 한 단짜리, 즉 1천500자 분량의 지문으로 구성됐으나 이번에는 한 단짜리 지문은 없었다"면서 "인문·과학 분야는 2천∼2천200자, 보험에 대한 지문은 2천600자 정도로 길었다"고 말했다.

지문 길이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김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 SNS 등으로 짧은 글에 익숙한데 대학에 가서 전공서적, 논문 등을 읽고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시전문업체들 역시 대체로 국어영역이 지난 두 차례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이투스교육은 국어영역이 작년 수능과 비교해 어렵고 지난 두 차례의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투스교육은 "비문학 부문의 독서영역 지문이 길고 내용도 꽤 어려웠지만, 문학이론과 작품을 연계한 지문 활용 등 올해 6·9월 모의평가에서 출제된 경향이 본 수능에도 대부분 그대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도 "국어는 두 차례 모의평가 수준 정도로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 변별력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비문학 제시문들은 6·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던 반면에 문법·화법·작문·문학은 모의평가보다 다소 쉽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분석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작년 수능 B형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6·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약간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유웨이중앙은 "6월,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신유형의 문제는 없었고, EBS 교재와 연계율은 기존과 같은 수준이었다"면서 "다만 독서영역의 인문분야 철학 제시문의 체감 난도가 다소 높아 중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황희경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