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구속)씨와 함께 이권 사업 등에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검찰에서 10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16일 오전 귀가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오후 3시께부터 차씨의 외삼촌인 김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날 오전 1시까지 조사했다.

김 전 수석은 각종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 답은 하지 않은 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만 말하고 청사를 떠났다.

검찰은 김 전 수석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의혹, 최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다니던 이화여대 학칙 개정 외압 의혹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이던 김 전 수석은 차씨가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그해 12월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최씨의 입김이 작용해 교육문화수석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최씨가 이 자리에 명망 있는 교수 출신 인사를 추천해달라고 요구하자 차씨가 자신의 외삼촌을 천거했다는 것이다.

차씨는 검찰에서 최씨의 인사 개입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최씨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이 차씨와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검찰은 이 부분도 조사에서 확인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언론에 "올해 초 차씨가 김 전 수석과 함께 서울의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임원을 찾아가 시설 관련 사업권을 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청탁은 거절당했고, 그 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다고 이 인사는 주장했다.

승마 특기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유라씨의 학사관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김 전 수석이 학교 측에 교칙 개정 등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나와 이 부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