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신분…차씨 이권 챙기기 묵인·방조했는지 추궁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5일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차은택(47·구속)씨의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소환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3시께 김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 개입 의혹, 최씨의 딸 정유라(20)씨가 다니던 이화여대 학칙 개정 외압 의혹 등을 캐물었다.

김 전 수석은 차씨가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그해 12월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의 선임과 관련해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씨가 교육문화수석 자리에 명망 있는 교수 출신 인사를 추천해달라고 요구했고 차씨가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로 있던 자신의 외삼촌을 천거했다는 것이다.

차씨는 검찰에서 최씨의 인사 개입을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최씨는 이를 극구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수석은 차씨가 함께 다니며 평창 동계올림픽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체육계 인사는 언론에 "올해 초 차씨가 김 전 수석과 함께 서울의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임원을 찾아가 시설 관련 사업권을 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청탁은 거절을 당했고, 그 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사퇴했다고 이 인사는 주장했다.

김 전 수석은 또 승마 특기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유라씨의 학사관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학교 측에 교칙 개정 등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있다.

검찰은 13일에는 차씨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홍익대 교수 출신인 김 전 장관은 차씨가 문화융성위원으로 임명된 직후 입각했다.

그 역시 최씨와 차씨가 관여한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차씨가 문화·광고계 각종 이권을 챙기는데 김 전 장관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차씨가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프로젝트(2014∼2019년)에 6년간 7천억원대 예산을 몰아주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30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을 자신의 매형에게 맡겨 이권을 챙기도록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