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어린이가 어른의 아동 학대 이유 중 하나로 '스트레스 해소'를 꼽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서울·부산 초등학생 2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어린이 34%(80명)는 '어른들이 화나고 짜증이 나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이를 때린다'고 응답했다.

이어 '공부를 못하거나 어른 말을 안 듣는 등 아동이 잘못해서 때린다' 16%(39명), '아동이 마음에 안 들고 미워서 때린다' 12%(30명) 등 순이었다.

'아이를 때리는 어른이 나쁜 어른이어서' 라고 응답한 어린이는 20명이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동 학대 원인은 아이들의 생각과 차이를 보였다.

전국의 성인 1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분노 조절을 못 해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34명(2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적절한 양육 방법을 몰라서' 20%(31명), '아동을 소유물로 여겨서' 18%(29명) 등이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라는 물음에는 아동 조사와 성인 조사에서 각각 '인격적으로 존중해줄 것'(16%), '아동에게 관심을 갖고 소통해야 한다'(44%)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초록우산 관계자는 "아이들의 응답을 보면 '어린이가 잘못하면 학대나 체벌을 받아도 된다'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결과는 많은 어린이가 '아동학대를 예방하려면 어른들이 아동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답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며 "아동학대에 경각심을 갖고 그 근절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