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진해구 용원·마산·통영 등…상인들 "장화 없이 못산다" 울상

68년만에 나타난 '슈퍼문'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경남지역 해안가 저지대 곳곳이 바닷물에 또 잠겼다.

15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등 해안가 저지대에 지난 10월 태풍 '차바'에 이어 또다시 바닷물이 들이닥쳤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전날 밤 지구와 가장 가깝게 접근한 '슈퍼문' 영향으로 바닷물을 당기는 인력이 강해져 15·16일 전국 곳곳의 해수면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측대로 이날 오전 8시 30분을 전후로 창원시 용원동 의창수협 공판장 앞 바다 해수면이 서서히 상승했다.

수협 공판장 바로 옆 생선 노점상과 횟집이 몰려 있는 용원 수산물 재래시장엔 또 바닷물이 들이닥쳤다.

'찰랑찰랑' 시장 바닥을 채우기 시작한 바닷물은 오전 9시를 전후해 어른 정강이까지 잠길 정도인 25㎝까지 차올랐다.

한 시장상인은 "걸핏하면 잠기는 이런 동네는 대한민국 어디를 뒤져봐도 없을 겁니다"라며 "장화 없이는 못산다"고 체념했다.

이 시장은 상습침수지대인 용원동에서도 바닷가 저지대에 속해 툭하면 잠긴다.

해수면 높이가 평소보다 190~200㎝ 정도 상승하면 시장 바닥부터 바닷물이 찬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날 오전 9시를 전후로 용원일대 해수면 높이가 211㎝ 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태풍 '차바'때에는 오전 만조시간과 겹쳐 이곳을 포함해 용원동 일대가 어른 어깨 높이만큼 잠겼다.

백중사리(연중 조수간만 차가 가장 큰 시기) 때에도 바닷물이 차기 일쑤다.

이곳 상인들은 침수피해를 하도 자주 봐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은 아예 땅바닥에 설치하지 않고 밑에 벽돌을 한두장씩 괸 뒤에 그 위에 설치할 정도다.

이날 바닷물이 조금씩 차오른 후 서서히 빠져 큰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바닷물이 차 있는 동안에는 손님들이 아무도 찾지 않아 상인들은 장사를 전혀 하지 못했다.

시장 상인 박재영 씨는 "물이 차오르는데 누가 장보러 나오겠느냐"며 "한 두번도 아니고 연례행사처럼 시장이 물에 잠긴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같은 시각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경남대학교 앞 바닷가 저지대 도로, 통영시 정량동·동호동 일대는 하수도를 통해 들어온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