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희·김경남 부부 교사…자유학기제와 학교환경 개선 연계

"학교가 밝아지면 아이들이 밝아지고, 학교 폭력도 없어집니다.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 수업의 하나로 학교 환경 개선작업에 뛰어든 부부 교사가 있다.

강원 철원군 철원여자중학교에 근무하는 조광희(54) 교사와 인근 김화중학교의 김경남(54) 교사는 미술을 가르치는 부부 교사다.

이들은 농촌 지역 학교에서는 진로와 적성을 체험할 수 있는 지역 인프라가 빈약하다는 점을 고민하다 교내에서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주기로 했다.

조 교사 부부는 환경이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낡고, 어두운 교내 시설을 학생들과 바꿔보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학교 시설을 가운데 운동장 스탠드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1학년 107명과 함께 130m에 이르는 스탠드 벽을 노랗게 도색하고, 예쁜 그림까지 그렸다.

학교 스탠드를 개선하는 작업을 하면서 학생들은 미처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미술이나 디자인과 관련된 진로를 문의해오는 변화가 나타났다.

환경 개선작업은 교내에서 발생하는 '학생 사안'을 없애는 효과도 있었다.

조 교사가 2006∼2011년 근무했을 당시 15%나 됐던 이 학교의 흡연율은 최근 0%가 됐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80%를 넘었고, 학교 폭력은 지난해부터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내년에는 학교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연탄을 기부하는 활동도 모색하고 있다.

아내인 김 교사는 셀프 인테리어 반을 구성해 교실 벽을 학생들이 원하는 색으로 교체하고, 현관의 낡은 화분대를 밝게 도색하는 작업을 지도하고 있다.

이들은 "시골에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도록 지원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 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아 학생들이 교내에서 재능을 찾아보도록 학교 디자인 사업을 하게 됐다"며 "학교가 밝아지면, 아이들이 밝아지고, 학교 생활만족도가 높아져 학교 폭력도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