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로 현대차본사서 출발 닷새 만에 청와대 200m 앞 도착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유성기업 노동조합원들이 11일 오체투지(양 무릎, 양 팔꿈치, 머리를 땅에 대고 하는 절) 방식으로 청와대 인근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행진을 마쳤다.

노조나 시민단체가 정부 비판 기치를 내걸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 형태로 다다른 것은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 소속 70여명은 이날 오후 10시 43분께 오체투지 행진으로 청와대에서 200m 거리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다.

이들의 행진을 따라 다른 노조원과 시민 등 200여명도 함께 걸었다.

유성범대위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의 구속을 요구하며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지방경찰청과 종로경찰서 관계자들은 "정부 비판 단체가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한 것은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행진 신고를 불허하는 금지통고를 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은 전날 유성범대위가 제기한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7∼9일 비슷한 시위를 하는 동안 큰 교통 혼란이 없었고, 예상되는 불편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수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행진 대열은 광화문역 인근에서 정권 규탄 촛불집회를 2시간가량 함께 했으며 집회 참가자 500여명이 행진을 따라가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성범대위는 12일 오전 11시에 다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모여 서울광장까지 마지막 오체투지 행진을 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h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