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집안 망한다?…'최순실 사태'에 도넘은 여성혐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더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여성 혐오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성별을 부각하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나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여성 리더십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9일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최순실 사태가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쏟아졌다.

“여성 대통령이 집권한 한국에서 전대미문의 국정농단이 벌어진 점을 미국 유권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자조도 나돌았다. 페이스북에는 며칠 전부터 트럼프 후보 사진과 “누가 여성 대통령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한국을 보게 하라”는 문구를 합성한 사진이 공유됐다.

여성 비하 발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한 연설에서 최씨를 ‘근본을 알 수 없는 저잣거리 아녀자’로 칭했다가 항의를 받았다.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아녀자’라는 단어 선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한 네티즌이 “문제는 최씨지 여성 자체가 아니다”며 이 시장에게 트위터를 통해 항의하자 이 시장은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었다”는 사과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최씨를 ‘강남 아줌마’로 부르는 여성혐오적 발화와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여성 대통령 개인의 스캔들 문제로 취급하는 표현들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