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휠체어를 탄 채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씨가 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기 위해 휠체어를 탄 채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씨(60·구속)가 오는 19일께 재판에 넘겨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일정은 다음주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최씨를 구속기한 만기(20일) 하루 전인 19일께 기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원 출연금을 대기업으로부터 강제 모금하고 롯데에 70억원대 추가 지원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범) △공기업과의 업무계약을 미끼로 돈을 편취하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가 끝이 아니고 추가 혐의를 수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본은 이날 최씨가 공식 권한을 가진 결재권자인 것처럼 청와대와 각 부처 업무 문서를 사전에 챙겨본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의 태블릿PC 속 문서 50여건을 대상으로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 작업을 한 결과 한두 건을 제외하고는 미완성본이거나 청와대 내부 전산망에 등록돼 문서번호가 부여된 문건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해당 문건들이 공식 결재 라인과 비공식 업무 협조 형식으로 부속실로 넘어와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손을 거쳐 최씨 측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수사 일정에 대해선 사자성어 ‘일모도원(日暮途遠)’으로 답을 대신했다. 중국 《사기》의 ‘오자서열전’에 나오는 말로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즐겨 쓴다고 알려졌다.

검찰은 ‘황제조사’ 논란을 빚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엄격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도 조사해야 할 판에 (우 전 수석에 대해)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