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 줄 알아? 나 사법연수원생이야.”

사법연수원생이 사람을 때리면서 자신의 신분을 들먹이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검사 지인’을 언급하는 등 갑질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법연수원 46기 김모씨(28)는 지난달 25일 새벽 4시께 제주도의 같은 숙박업소에 묵은 숙박객 A씨(27)와 술을 먹던 도중 시비가 붙었다. ‘빠른 연생’인 A씨가 한 살이 어림에도 자신을 형이라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가 A씨의 뺨을 한 차례 때리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내가 누군 줄 알아? 나 사법연수원생이야”라며 상대를 몰아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112에 신고했고 제주 동부경찰서는 김씨를 일방 폭행혐의로 입건했다. 김씨는 “술에 취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자 김씨는 검사 지인을 언급하며 합의를 종용했다. 김씨는 A씨에게 “제주지방검찰청에 아는 검사가 많은데 이거 별거 아니니까 빨리 합의하라”고 A씨를 압박했다. 김씨는 “제주지검으로 사건이 넘어가면 아는 사람이 있어 곤란하니 합의를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사법연수원은 지난 4일 경찰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내부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연수원 관계자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