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부서지고, 승객 깔려…일부 앞유리 깨고 자력 탈출

6일 오전 9시 32분께 승객 45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대전 대덕구 신대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278.1㎞ 지점을 달리고 있었다.

고속도로를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왼쪽으로 휘청했다.

승객들은 깜짝 놀라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들고 버스의 앞을 바라봤다.

그 순간 다시 버스가 오른쪽으로 휘청하더니 '쾅'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측으로 넘어졌다.

버스 안은 갑자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버스가 넘어지면서 의자가 부서졌고, 일부 승객은 바닥에 깔려 고통을 호소했다.

피를 흘리며 소리를 지르는 승객도 적지 않았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4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중상이다.

당시 버스 안에 있던 이모(70)씨는 "버스가 갈지자로 휘청하더니 갑자기 넘어졌다"며 "쾅하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병원에서 만난 이씨는 팔과 다리를 긁힌 것을 제외하고 별다른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천운'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씨는 이어 "사고 직후 누군가 119에 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소리쳤다"며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서 벨트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고 설명했다.

사고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은 경기도 수원에서 출발해 전북 대둔산으로 향하던 등산객들이었다.

수원의 한 산악회 소속 회원인 이들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수원에서 출발해 대둔산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이들은 매주 2회씩 전국 곳곳으로 등산하러 다닌다고 한 승객은 전했다.

최근에는 전남 해남의 달마산에도 다녀왔다.

승객들은 당시 버스 안에 있던 회원 상당수는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악회 관계자가 회원들이 버스에 탈 때마다 안전벨트를 매라고 강조했고, 이날 버스가 출발한 뒤에도 안전벨트를 맬 것을 얘기했다는 게 일부 승객의 증언이다.

한 승객은 "버스에 탄 사람들이 모두 안전벨트를 맸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총무가 수차례에 걸쳐 안전벨트를 매라고 말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충남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와 충남소방본부 소속 119구조대가 출동해 응급조치와 함께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일부 승객은 안전벨트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되는가 하면 일부 승객은 버스 앞유리를 깨고 자력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버스 앞으로 끼어든 차량을 피하려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 등에 주목하며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