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인들 "'이대 특기생 종목 승마 추가는 다른 대학과 반대"

이화여대가 2015학년도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한 것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를 염두에 둔 조치였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3일 승마계에 따르면 승마 선수를 체육특기생으로 뽑는 대학은 전국에 10곳 안팎이다.

비인기 종목이고 선수층이 얇아 승마 특기생 제도를 없애는 대학이 수년간 이어졌다.

이대는 대학가의 이런 추세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정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에 승마를 체육특기생 종목으로 추가했다.

이대는 2년 전인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결정한 사안으로 정씨와 무관하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승마계에서는 이런 설명을 믿지 못한다는 견해가 적잖다.

종목 특성과 정씨의 입상 실적을 고려하면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2014년 대한승마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251명이었다.

고교 3학년생인 여자 선수는 정씨가 유일했다.

이대는 원서접수 마감 전 3년간 입상 실적으로 서류평가를 했다.

정씨는 원서접수 마감 3년 전인 2011년 9월 16일부터 2014년 4월까지 국가대표 선발 포인트가 부여되는 국내대회에서 3위 안에 57차례 들었다.

이중 절반 이상은 1위였다.

선수층이 워낙 얇은 승마 종목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했다.

정씨가 승마 특기생을 뽑는 어느 대학이라도 골라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정씨가 대학에 진학하는 시점에 이대가 승마 특기생 제도를 도입한 데 의혹이 커지는 이유다.

여자 선수가 혼자인 데다 대회 성적이 우수해 합격은 기정사실인 상황이었다.

대한승마협회 임원인 A씨는 "정씨는 대회 성적이 초·중등부 때부터 동년배 가운데 독보적이어서 승마 전형이 있는 학교에는 어디나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라면서 "이대가 애초 정씨를 입학시키려고 고3일 때 승마를 추가한 게 아닌가 싶다"고 의심했다.

승마 국가대표를 지낸 B씨도 "최근 몇 년간 승마를 특기생 종목으로 추가한 대학은 이대뿐이었다"면서 "정씨가 입학 때 이대가 갑자기 승마 특기생을 뽑기 시작한 배경에 뭔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체육특기생 종목에 승마를 추가하는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경숙 교수는 올해부터 신산업융합대학장을 맡았다.

정씨의 학사관리 특혜 의혹이 집중적으로 불거진 수업을 개설한 체육과학부, 의류산업학과가 신산업융합대학 산하에 있다.

김 학장은 정씨가 입학한 지난해 3월부터 올해까지 정부 지원 연구를 6개나 따냈다.

이것이 정씨 입학과 관련한 보은이 아니었겠느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대는 "교육부 특별감사를 통해 다 밝혀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교육부는 정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을 조사하고 있어 진위가 규명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a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