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 관여' 집중 추궁

'비선 실세' 논란의 장본인으로 검찰에 긴급체포돼 조사를 받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자신이 실세라는 세간의 의혹에도 항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내가 뭐라고…"라면서 자신은 '비선 실세'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도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최씨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강제 모금' 의혹이 제기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운영 과정과 관련해서도 함께 의혹 대상자로 거명되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모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도 "기본적으로 난 최순실이니 더블루케이니 전혀 모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전날 긴급체포한 최씨를 상대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형성 과정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최씨는 재단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동시에 자신이 막후에서 정부 주요 정책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검찰 출석 당시 "죽을죄를 지었다"면서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는 결백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비롯해 앞으로의 수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에 대비하고 나름의 반박 논리를 만들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또 일각에서는 최씨가 두 재단을 이용해 이권을 챙기려 한 의혹도 여럿 제기된 상태다.

그러나 최씨 측은 조사에서 자신이 직접 이권을 챙기지 않았다는 식으로 항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두 재단의 운영 과정에서 실제로 돈이 빼돌려졌거나 부당한 이득을 챙긴 정황이 나온다면 횡령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검찰은 이런 부분도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