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고영태 씨(40)가 코스닥 주식 투자로 ‘대박’을 내주겠다며 지인들에게 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8월 고씨를 “코스닥 P사에 투자하면 3개월 안에 세 배로 투자금을 불려주겠다”며 지인들을 속인 혐의(사기)로 조사했다.

무선인터넷 솔루션 개발업체 P사는 지난해 8월 경영권이 바뀌었다. 올초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가 최근 몇 개월 새 횡보하고 있다. 고씨는 P사의 핵심 경영진과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고씨의 약속을 믿고 투자했다가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자 올해 6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씨의 지인 A씨(43)도 함께 고소됐지만 A씨는 베트남으로 도피했다. 경찰은 지난 주말 A씨를 기소중지 의견, 고씨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는 A씨가 다 가져갔다고 하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A씨를 수배한 뒤 국내에 들어오는 대로 재조사해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씨는 최순실 씨가 독일과 한국에 세운 ‘더블루K’의 이사를 맡는 등 최씨를 10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측근이었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씨는 2000년대 중반 서울 강남의 한 호스트바에서 일하다가 최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고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