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 대비·몰려드는 취재진 피하려는 전략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영국을 통해 외국항공사 항공편으로 입국한 것은 자신에게 쏠려 있는 전 국민의 시선을 따돌리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최씨는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BA017)을 타고 약 11시간을 비행해 30일 오전 7시 37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최씨는 목까지 올라오는 두터운 패딩 점퍼와 검정색 바지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다른 승객과 함께 입국 심사를 받고 1층 입국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씨는 조력자의 도움으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가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최씨의 입국 정보는 공항을 관리하는 경찰도 미리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점은 최씨가 그동안 체류해온 것으로 알려진 독일이 아니라 영국을 통해, 그것도 외항사 항공편을 타고 입국했다는 점이다.

이는 얼굴이 많이 알려진 최씨가 쏠리는 이목을 피하고, 검찰수사에 대비해 전략을 세우는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직항편은 프랑크푸르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루프트한자)와 뮌헨(루프트한자) 두 곳에서만 출발한다.

최씨는 이 직항편을 이용하지 않고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 런던에 도착해 히스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유럽은 국경을 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다.

따라서 인근 국가로 이동해 출국하면 경우의 수가 너무많아져 귀국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씨는 한국인 승객이 많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브리티시에어웨이 편을 이용했다.

한국인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보고 귀국 정보가 셀까 봐 택한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공항 도착 시간도 일요일 아침으로 정해서 나름대로 귀국행 여객기 선정과정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한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측근 그룹의 조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이런 선택은 미리 도착 일정이 알려져 준비하지 못한 채 언론 앞에서 입장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해소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또 인천공항에 몰려드는 취재진 등으로 만일의 하나 불상사가 생겼을 가능성을 피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씨는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를 통해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어 몸을 추스를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2vs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