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산업 키우고 일자리 만드는 데 집중…부산 체질 바꿀 것"
서병수 부산시장(사진)은 “지속 가능한 성장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창조혁신 생태계 구축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R&D)을 통해 고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선과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은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창조문화산업과 지식인프라산업 등 도시형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성장동력을 만드는데 ‘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은 동부산과 서부산, 원도심권 등 3개 권역의 R&D 클러스터들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2030년 도시의 그랜드 플랜에 맞춰 자본과 인재를 끌어들여 연구의 질을 높이고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부산의 체질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2030년이면 부산의 과학기술 혁신 경쟁력이 국내 최상위 수준으로 높아지고 기술기반 창업기업이 1만개 이상, 매출과 일자리도 계속 늘어나는 가젤형 기업이 2000개 이상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R&D 정책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부산은 아직 과학도시로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도시가 지속가능한 성장체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력 산업이 지속적으로 기술혁신을 하고, 신산업은 계속적으로 창출돼 사회 변화에 의해 없어지는 일자리를 채워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역 인재의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에 의해 혁신적 기술을 만들어 내고, 이를 주력 지역산업의 기술고도화와 신산업 창출로 연계해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적으로 창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역에서 배출되는 인재뿐만 아니라 외부 인재도 부산으로 모여들게 되는 선순환적 도시혁신 생태계를 만들겠습니다. 창조혁신생태계가 구축되려면 인재 양성과 기술혁신이 필수적입니다. 2030년에는 도시혁신 경쟁력이 세계 30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TNT 2030 플랜’을 성공시킬 것입니다. 부산의 비전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을 이뤄내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은 무엇인지요.

“부산시 R&D 정책의 일차적인 목표는 좋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그래서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R&D사업을 기획 단계부터 일자리 창출이란 성과 목표를 설정했죠. 사업수행과정에도 점검과 추가 지원을 하도록 했습니다. 성과 창출을 연구자나 기업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연구성과가 효율적으로 기술사업화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부산지역 16개 대학이 연합해 주주로 참여하는 ‘부산지역대학연합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기업과 대학이 기술을 연계해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고, 연구자가 사업화하는 체계를 만들었죠. 기업 지원펀드도 7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주력산업의 R&D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국내 대형 조선소들의 불황 때문에 조선기자재업체가 밀집된 부산은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중소기업 운전자금을 확대지원하고 전국 최초로 자금 특별지원제도도 운영 중입니다. 조선산업 퇴직인력의 재취업 지원도 진행 중이죠. 하지만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R&D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조선산업은 조선해양클러스터 특화 혁심클러스터인 부산 연구개발 특구를 중심으로 기술사업화 촉진과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신발산업 육성을 위해 50개 기업이 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첨단신발융합 허브센터’도 지난 6월 문을 열었고 비즈니스관, 역사전시관, 홍보관, 인력양성관 등으로 구성된 ‘K-슈즈 비즈센터’를 12월 착공할 예정입니다. 기계부품산업은 뿌리기술 강화를 위한 R&D 인프라를 구축 중이고, 자동차부품산업은 환경규제 등에 대비해 고효율 부품소재의 개발 연구 인프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관련해 부산시가 추진하는 R&D 전략은 무엇입니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전 세계의 산업 형태와 노동시장 구조가 급변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지역산업 정책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업의 성장지원이 대부분이었죠. 그러나 앞으로는 새로운 산업을 선제적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부산의 산업을 미래형으로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양플랜트, 수산식품, 에너지, ICT-메커트로닉스 융합, 영상콘텐츠, 의료산업 등 6개의 미래산업을 선정했습니다.”

▷창업과 관련해 펼치는 R&D 전략은 무엇인지요.

“최근 창업 전담부서인 창업지원과를 만들었습니다. 부산이 ‘아시아 제1 창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기술 기반의 기업이 창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자의 창업을 지원하는 ‘부산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도 설립했죠. 설립 자금과 성장 때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기 위해서죠. 설립된 지 겨우 1년이 지났지만 17개의 자회사가 문을 열었습니다. 해마다 20개의 기업을 창업시킬 것입니다. 기술창업기업이 체계적인 보육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센텀기술창업타운도 개소했습니다.”

▷R&D의 사업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는 있습니까.

“R&D의 최종목표는 사업화입니다. 부산에서 수행된 R&D의 사업화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개발이 아닐까 합니다. 엔케이, 파나시아 등 지역 기업들이 이 분야 개발을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상용화에도 성공했습니다. 국내 최초 선박평형수처리장치 개발 기업인 테크로스도 부산에 둥지를 틀었죠. 조선기자재산업이 위기지만 세계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분야 시장은 유망합니다. 미리 준비해 기술력을 갖춰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습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