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김용섭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네 번째)이 지난 9월29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해운업 구조조정 피해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식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과 김용섭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네 번째)이 지난 9월29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해운업 구조조정 피해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식을 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BNK금융그룹 부산은행이 지난 25일 창립 제49주년을 맞아 체계화된 기술금융평가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의 우수 기술을 보유한 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해운 구조조정 피해 기업과 태풍 ‘차바’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복구 긴급자금 지원도 펼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 등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은행이 힘쏟고 있는 분야는 연구개발(R&D) 등 기술금융평가 분야다. 부산은행은 우선 2014년 11월부터 금융혁신을 위한 은행장 직속 조직인 ‘기술금융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기술금융 확대를 추진했다. 기술신용평가 전담조직인 ‘기술평가팀’, 기술금융 기획총괄 조직인 ‘창조금융 지원팀’과 별도 심사 조직인 ‘기술금융 심사팀’도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술력은 우수하나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기술금융 전문 인력을 현장에 파견해 기업의 기술력 평가와 자금지원 컨설팅까지 다양하고 체계적인 기술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유니크라미와 조은실업 등에 지원을 펼친 결과 5659건, 누적 잔액 3조1800억원 규모의 기술금융 대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30일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2016년 상반기 은행 기술금융 실적평가(TECH)’에서 4회 연속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 평가가 시작된 2014년 하반기부터 4회 연속 1위에 선정됐다. 성세환 BNK금융그룹 회장은 “기술금융 공급과 투자 규모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등 전 분야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며 “지역의 우수 기술을 갖춘 기업을 선별해 제대로 된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기술력 우수 기업 유관기관들과 업무 제휴를 확대하기로 했다. 기술 우수 기업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지역 도약을 이끄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도에서다. 부산은행은 일반대출과 차별화하는 ‘관계형 금융’도 활성화하고 있다. 영업점의 여신 전결권과 금리감면 권한을 확대했다. 재무비율, 신용등급 등 정량적 수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소기업과의 지속적인 거래와 현장방문을 시행해 비계량적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대출심사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2015년 4월 경영컨설팅 전문조직인 ‘중소상공인 지원센터’를 열어 중소기업의 금융지원과 기업의 재무관리, 세무관리 등을 지원 중이다. 관계형 금융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영업점 직원에게 교육도 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일자리 창출과 영세 중소기업의 동반성장펀드 지원, 지역 강소기업 발굴·육성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지역기업에 발 빠른 지원에 나섰다. 최근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 및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부산신용보증재단(이사장 김용섭)과 ‘해운업 구조조정 피해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은행은 부산신용보증재단에 보증재원 용도로 20억원을 특별 출연해 이 재원을 바탕으로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총 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지역에 본사와 사업장을 두고 있는 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피해(협력)기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으로 업체당 최대 2억원까지 지원한다. 대출 금리는 연 2.40~2.60%. 총 300억원 한도에서 신용보증료도 0.3% 감면해줘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5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강타한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지역 중소기업 및 개인에게 긴급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강력했던 이번 태풍으로 직·간접 피해를 본 지역 중소기업에 오는 11월 말까지 업체당 최고 5억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개인에게도 최고 20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피해 중소기업 및 개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 영업점장에게 1%의 금리 감면권을 부여했다. 올해 말까지 상환기일이 도래하는 대출금도 최장 1년 범위에서 원금 상환 없이 전액 만기연장과 시설자금대출의 분할상환금도 1년간 유예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