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런던 거쳐 귀국…딸 정유라씨는 동행 안해
모처 머물며 소환 대비할 듯…檢 "오늘은 소환 안해"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60)씨가 30일 오전 전격 귀국했다.

최씨는 귀각하자마자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으며 국민께 사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대표변호사는 30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최씨가 검찰 소환에 응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귀국했다"며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다만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씨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며 "자신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 드리는 심정을 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영국 런던에서 비행기를 탄 데 대해 "덴마크로 도피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독일 현지에서 언론 추적이 너무 심해 런던으로 건너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귀국 배경에 대해선 "너무나 큰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았냐. 어떤 국민적 불상사가 생길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

런던에서 도피 그런 게 아니다"며 사실상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최씨의 소환 일정과 관련해 "현재 검찰 수사팀 간부와 소환 날짜 등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다만 본인의 정확한 기억을 바탕으로 한 진술을 듣기 위해선 몸을 추스릴 여유가 필요하다는 점 고려해달라"며 "검찰에서 소환하면 어떤 경우에도 출석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혐의를 인정하는지에 대해선 "앞으로 수사될 부분에 대해선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릴 수 없다.

앞으로 수사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수정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서도 "법률적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 드리기 적절치 않다.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최씨를) 불러서 명명백백 수사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최씨가 '여러 가지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자신의 잘못, 그런 부분에 대해선 사죄하는 그런 심정"이라며 일정 부분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7시 35분께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런던에서 전격 귀국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약 석 달 만이다.

이날 귀국에 딸 정유라(20)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최씨는 자신으로 인해 국내에서 큰 파문이 일자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해 숨어지내다가 언론 추적 등이 심해지자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몸을 추스를 수 있도록 출석 유예 기간을 공식 요청함에 따라 검찰 소환조사는 이르면 31일, 늦어도 내달 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딸 정씨의 대학 입시를 앞두고 이화여대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정씨가 합격하도록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또한 불거졌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방현덕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