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 계획대로 진행"…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국정농단 의혹 조사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30일 오전 7시 30분 영국에서 전격 귀국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최씨가 브리티시에어라인 항공편으로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자진 귀국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귀국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 및 기금 유용,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청와대 문건 유출 등 의혹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800억원대 기금 모금에 깊이 개입하고 이들 재단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개인 회사인 더블루K·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딸 정씨의 이화여대 입시 관련 자료를 미리 받아보고 정씨가 합격하도록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또한 불거졌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의 국방·외교·경제·대북 관련 기밀 문건을 사전 열람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이달 2일 대국민 사과에서 "최씨는 과거 어려울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홍보 분야에서 개인적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사실상 의혹을 시인했다.

최씨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심경 표현을 도와달라고 해서 도왔다.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고백에 대해 도움을 줬다"며 부인하지 않았다.검찰은 최씨를 조만간 소환해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검찰 관계자는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의 최측근 '2인방'인 고영태(40)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뒷받침하는 문제의 태블릿PC 개통자로 지목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소속 김한수 선임행정관, 최씨를 수행·보좌했다는 의혹을 받는 청와대 제2부속실 이영선 전 행정관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전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청와대 사무실 압수수색을 집행하려 했으나, 청와대의 협조 거부로 일단 집행을 연기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중 2차 압수수색 집행을 시도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