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지원센터’나 ‘멤버십 전산팀’ 등을 사칭한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9년 동안 3만여명을 속여 573여억원을 챙긴 가족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총책 최모씨(51) 부부 등 12명을 구속하고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최씨의 처남과 처제, 사돈의 친척 등이 조직의 주요 보직을 맡는 등 사기단은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됐다.

범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먼저 불법 수집한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이벤트에 당첨됐으니 이름과 연락처, 카드사 등을 알려달라”며 피해자들의 기본정보를 알아냈다. 그런 뒤 통신요금지원센터 등을 사칭해 다시 전화를 걸어 “69만원만 내면 3년간 4인 가족 휴대폰 요금 50% 할인과 자동차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카드 결제를 유도했다. 이들의 사기수법에 2008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9년간 3만3746명이 당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