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 소환조사 불응·두 달째 잠적
장민우 수행비서도 함께 공개수배


5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지명수배된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66) 회장과 수행비서 장민우(41)씨가 공개 수배됐다.

수사기관이 흉악범이 아닌 피의자를 공개 수배한 것은 이례적이다.

부산지검은 27일 이 회장과 장씨의 최근 사진과 주요 혐의, 인상착의를 담은 전단을 공개하고 두 사람을 전국에 공개 수배했다.

수배 전단에는 이 회장의 혐의가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 개발 비리 핵심 피의자로 은행대출금 등 거액을 사기·횡령 범행으로 도주 중'이라고 돼 있다.

이 회장과 함께 움직이며 도피를 돕는 것으로 알려진 장씨 수배 전단에도 최근 사진과 혐의, 인적사항 등이 담겼다.

이 회장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엘시티 수사를 본격화한 올해 8월 초 검찰 소환을 받고도 불응하고 달아나 두 달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하고 나서 검거전담반을 꾸려 추적해왔지만, 검거하지 못했다.

그동안의 추적 결과 이 회장은 여러 명의 조력자 도움을 받으며 도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수시로 은신처와 차량을 바꾸고, 대포폰 수십 대를 바꿔 쓰면서 도피하고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은 일주일 전 서울과 부산에서 이 회장의 행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은 경찰과 함께 검거전담반 인력을 확대하는 등 이 회장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이 회장에게 은신처나 도피하는 데 필요한 자금, 휴대전화, 차량 등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도피를 돕는 사람들은 끝까지 추적해 범인도피죄로 구속 수사하는 등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이 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여러 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24일 수사검사 8명으로 확대 개편된 엘시티 수사팀은 엘시티 시행사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한 사람들을 검찰로 불러 조사하는 등 이 회장의 다른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엘시티 수사팀은 27일 엘시티 시행사 기획본부와 분양대행사, 분양사무실, 시행사 홍보본부장과 분양대행사 대표 자택 등지를 압수 수색을 해 분양·회계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엘시티 주거타운의 불법 분양률 조작 의혹 등을 캐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