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아웃 폴 비티 맨부커상 (사진=DB)

미국 인종 문제를 풍자한 소설 ‘셀아웃’의 작가 폴 비티가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26일(현지시각) AP·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문학상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만장일치로 미국 작가 폴 비티(54)의 소설 ‘셀아웃(The Sellout)’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비티의 4번째 소설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교외 마을을 가상의 무대로 삼아 노예제와 인종분리 정책의 복구가 시도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역사학자인 어맨다 포먼 심사위원장은 “이 작품이 조너선 스위프트나 마크 트웨인 이래 보지 못한 종류의 극도로 맹렬한 위트로 현대 미국사회의 핵심부를 파고 들고 있다”고 극찬했다.

심사위원회는 이 소설이 작가의 고향 로스앤젤레스의 풍경을 ‘충격적이고도 예상을 벗어날 만큼 웃기게’ 그려냈다면서 “이 도시와 주민들의 초상을 애정과 신랄한 역설을 담아 그리면서 인종간 관계와 가정, 해결책에 대해 뻔한 시선을 피해 갔다”고 평가했다.

이어 “작가는 묘할 만큼 솔직하고 선의를 지닌 영웅이 자신의 부패한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견딜 수 없는 미국의 오늘날 현실을 부조리한 결말로 이끈다”고 말했다.

비티는 이날 시상자로 나선 찰스 영국 왕세자의 부인 커밀라 콘월 공작부인으로부터 수상한 뒤 “이것이 내게 얼마나 오랜 여정이었는지 여러분께 말할 수 있다며 “글쓰기는 내게 삶을 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1969년 부커상으로 출발한 이 상은 2002년부터 금융서비스회사 맨 그룹의 후원을 받으면서 맨부커로 이름을 바꿨으며,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상금은 5만 파운드(약 6900만원)다.

박주연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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