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 788억 중 750억 남아…운영비 등 고려하면 유용 있어도 액수 작을 듯

검찰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외부로 빼돌려진 두 재단의 출연금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다.

25일 전경련 등에 따르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차례로 출범했다.

미르에는 삼성 등 16개 그룹에서 486억원을, K스포츠에는 19개 그룹에서 288억원을 각각 출연했다.

합치면 788억원이다.

전경련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인사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30일 두 재단을 해산하고 잔여재산 750억원으로 신규 통합재단을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당시 파악한 잔여재산 규모가 맞다면 두 재단은 출범 이후 9개월에서 1년 사이에 총 30여억원을 사용한 셈이 된다.

검찰은 이 돈 중 일부가 최순실씨 등에게 빼돌려졌거나 유용된 것이 있는지를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인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두 재단에서 외부로 유출된 자금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소액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 재단이 20명 안팎의 직원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과 서울 강남 지역 2곳에 있는 사무실 임대료, 두 재단이 집행한 사업비 등을 고려하면 검찰 수사로 출연금 횡령 또는 유용이 드러나더라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와 관련, 미르 재단은 지난해 11월 30일 프랑스 요리학교인 에콜 페랑디와 한국-프랑스 간 음식문화 교류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사업을 벌였다.

K스포츠는 박근혜 대통령의 5월 이란 방문 당시 태권도 시범단 'K 스피릿'을 꾸려 동행했고, 어린이 태권도 교실 운영, 국제 가이드러너 콘퍼런스 개최 등 사업을 시행했다.

전경련이 밝힌 대로 두 재단에 750억원이 남아 있다면 검찰 수사의 초점은 차액인 30여억원이 어떻게 집행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두 재단 비리 의혹은 결국 출연금 횡령·유용 미수 사건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