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내사 수사관 "오해 살만한 일 하고 싶지 않아"…정운호 "죄송"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사건 청탁 명목으로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검찰 수사관이 실제 정씨 사건을 맡았던 수사관과 주고 받은 문답이 법정에서 증거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수사관 김모(50·구속기소)씨의 공판에서 검찰은 김씨가 정씨 사건을 내사했던 A수사관에게서 받은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A수사관은 김씨에게 "이번 사건은 이미 다 소문이 나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볼 때는 사건이 될 수도 있지만 좋게 끝날 수도 있으니까 한 번 기다려보시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더는 오해 살만한 일은 이 사건으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씨가 A씨에게 정씨의 도박사건 수사가 어떻게 돼가는지를 문의한 것으로 추론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씨는 그동안 "돈을 받은 건 맞지만 용돈으로 받았을 뿐 (사건) 청탁 명목이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 전 대표도 "김씨가 두어 번 정도 검찰 내부 메신저를 통해 사건을 알아본 것으로 안다"며 "이후 김씨에게서 선처해 줄 수 없다는 취지로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김씨에게 1천만원을 준 경위와 관련해선 "지갑에 잔돈이 없어서 1천만원을 줬다"며 "오래된 친구니까 편하게 줬지만, 검찰에서 일하고 있으니 내심 사건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기대한 건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제 경솔함으로 이런 힘든 일을 만들어 죄송하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될 거라는 걸 잘 몰랐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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