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4만원짜리 8천원이면 접종…해마다 일반인 대거 몰려 '장사진'
메르스 등 거치며 건강 관심 고조…"연령·건강 상태 따라 효과 달라"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11월을 앞두고 보건소마다 백신 예방 접종을 하려는 인파로 크게 붐비고 있다.

25일 충북 충주시 보건소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백신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시민들로 이른 아침부터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충주시 보건소에는 일반인 대상 독감 예방 접종 첫날인 24일 하루 동안 1천870명이 예방주사를 맞은 것으로 집계됐다.

충주시는 올해 1만 도즈(1회 접종분량)의 백신을 확보해 보건소와 29개 보건지소에 절반씩 배치했으며, 오는 26일께 동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사정이 비슷하다.

청주시의 경우 우선 접종 대상자용으로 올해 2만7천600 도즈의 백신을 준비해 4개 보건소별로 지난 17일 접종에 들어갔으며 이미 대부분 소진됐다.

서원보건소는 이틀 만에 3천 도즈가 모두 동났다.

상당·흥덕·청원보건소도 우선 대상자에게 접종한 뒤 보건소별로 400여 도즈씩 남았다가 일반인 대상 접종 첫날인 24일 하루 만에 모두 소진됐다.

독감 백신 접종은 2가지로 나뉜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무료 접종과 우선 접종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의 저가 유료 접종이 있다.

무료 접종은 만 65세 이상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중 1952∼1966년 출생자, 중증장애 1·2급, 6∼59개월 영유아가 대상이다.

10월 중순 시작된 무료 접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충북의 경우 청주와 충주가 목표치의 90% 후반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접종률이 81%를 보이고 있다.

우선 접종 대상자는 만 50∼64세, 폐·심장·당뇨 등 계통의 만성질환자, 의료인·임신부, 6개월 미만 신생아, 65세 이상 노인과 함께 거주하는 자 등이다.

우선 접종은 단순 권고사항이며, 접종 대상자가 아니어도 지자체에서 하는 할인 접종을 맞을 수 있다.

보건소마다 접종 희망자가 몰리는 이유다.

일반 병의원의 백신 접종 비용은 3만∼4만 원이지만, 보건소에서는 8천 원 안팎이면 맞을 수 있다.

저가 유료 접종 사업은 예산 부담이 크기 때문에 우선 접종 대상자 인원만큼 백신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해마다 백신 접종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청주의 경우 전체 우선 접종 대상자가 약 1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연간 접종 인원은 3만∼3만5천 명에 그친다.

몇 년 전 대유행한 신종 플루와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백신 접종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우선 접종 대상자 등을 위한 백신 접종을 선착순으로 하다 보니 희망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독감 백신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불활화 사(死)백신'이다.

독감 바이러스를 특정 약품으로 처리해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게 만든다.

이름 그대로 바이러스가 죽은 백신이다.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가 면역에 필요한 역할만 수행한다.

대부분 독감 백신이 여기에 해당한다.

스프레이 형태로 코에 직접 분사하는 '약독화 생(生)백신'도 있다.

바이러스가 활동성을 갖고 있으며 실제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와 경로로 몸에 들어가기 때문에 면역반응도 실제 감염 때와 비슷하다.

기존 불활화 사백신보다 높은 면역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들어 한 번의 접종으로 4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의 경쟁도 본격화됐다.

4가 백신은 3가 백신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로 평가받는다.

세계적으로도 독감 바이러스 변이에 따른 대유행에 대비하려면 3가보다는 4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은 보통 접종부터 2∼3주 후에 면역력이 생기며 건강한 성인이 백신을 맞으면 70∼90% 정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며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백신 효과가 다르며,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항체 생산능력이 낮기 때문에 백신을 맞더라도 주의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청주연합뉴스) 공병설 전창해 김형우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