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사과, 구성원 보호 및 투명한 총장선출 요구…다음달 3일 4차 총시위

이화여대 본관을 점거해 86일째 농성한 학생들이 최경희 전 총장의사직서가 21일 수리되자 점거를 해제한 데 이어 30일 본관에서 나온다.

이대 학생들은 23일 오후 1시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관 점거는 해제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기에 각자 자리에서 계속 부조리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21일 농성을 풀겠다고 이미 밝혔으나 본관 내부와 비품 정리가 필요해 구체적인 해제 일자는 학교 본부와 조율해 30일로 잠정 합의했다.

다음달 3일에는 학교측에 요구한 내용의 이행을 촉구하는 4차 총시위를 할 예정이다.

이대 학생들은 "최 전 총장 및 학교 본부는 학생들에게 진실한 사과를 하고 학교를 향해 제기되는 비리 의혹들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며 "학내 구성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 제도를 확립하고 총장 선거의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또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를 지지한 이화의 구성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학생 외 교수, 강사진, 교직원, 용역직원 등에도 고용상의 불이익이나 인사상, 행정상의 불이익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 학생들은 "특수감금 등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이 된 학생들을 위해서는 법률 지원을 약속해야 할 것"이라면서 본관 농성 과정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70여명의 학생들에 대한 치료도 촉구했다.

이들은 "총학생회 소속 6명 외 경찰 수사 대상이 누구인지는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며 "우리의 농성에는 주동자와 대표자가 없었으며 경찰은 단지 신상이 드러난 학생들을 소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 학생들은 7월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지난달 3일 최 전 총장이 계획 철회를 밝혔지만, 학생들은 그가 여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방통행적 태도로 일관해 신뢰를 잃었다며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지속해왔다.

농성이 장기화하던 중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를 향한 의혹이 이 대학으로 향하면서 교수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까지 시위를 예고하자 최 전 총장은 19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