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르길 기다리는 것 말고도 주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이 또 있다. 주식을 다른 이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이를 ‘대차거래’라고 한다. 개인이 대차거래를 하려면 증권사의 서비스약정에 가입해야 한다. 회사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보통 ‘대여풀서비스’라고 불린다. 단 LIG투자증권 K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대차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증권사는 ‘빌려준 주식의 전일종가×수수료율÷365’라는 공식을 적용해 매일 수수료를 계산한 뒤 한 달에 한 번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율은 시장에서 경쟁호가로 결정되기 때문에 종목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삼성전자 같은 종목의 요율은 0.1% 수준이다. 대여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셀트리온처럼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적은 종목은 수수료율이 5~10%에 달한다. 이를 투자자와 증권사가 약 7 대 3에서 8 대 2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 다만 이 수수료에도 세율 22%(기타소득세 20%, 주민세 2%)의 세금이 붙는다. 300만원이 넘어가면 종합소득과세 대상이다.

A종목 주가가 꾸준히 10만원을 유지하고 수수료율이 3.5%라고 가정하면 1억원어치 주식을 1년간 빌려준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은 273만원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1억원을 맡겼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연간 120만원 안팎)의 두 배가 넘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내가 빌려준 종목의 주가가 계속 올라야 받을 수 있는 수수료도 늘어난다”며 “해당 주식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대차거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식을 빌려줬더라도 매매엔 문제가 없다. 고객이 매도 주문을 내면 증권사가 주식 차입자에게 주식을 되돌려받은 뒤 거래를 체결한다. 배당 권리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의결권은 경제적 권리가 아니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없다.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원래 주인이 기준일 이전에 주식을 되돌려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