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긴장으로 목 부위 통증·두통 등 신체 이상 신호 올 수 있어
포만감 느끼지 않을 정도로 규칙적으로 식사하면서 '포도당' 유지해야


11월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앞으로 딱 한 달 남았다.

그동안 입시준비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수험생들이 해방될 날이 머지않았으나 이제 남은 한 달이 고비다.

17일 서울대병원 교수진에 따르면 이맘때 수험생들은 심리적 긴장, 수면부족, 불규칙한 영양섭취, 운동부족,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 등으로 여러 가지 건강상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 의자에 깊숙이 앉고 1시간 한번 스트레칭 필수
잘못된 자세로 의자에 앉으면 허리와 목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바른 자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의자에 앉을 때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하고 깊숙이 앉아 허리를 등받이에 기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책상은 무릎 높이보다 약 5㎝ 높고 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제품이 편한 자세에 도움이 된다.

아무리 몸에 편한 의자와 책상이 있어도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간단한 체조를 하거나 몸을 펴주면 허리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김치헌 신경외과 교수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목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목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 가벼운 운동, 두통 막을 수 있어…진통제 복용 되도록 삼가야
수험생에게 생기는 대표적인 두통 유형은 바로 '긴장성 두통'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집중해 공부하거나, 시험을 보고 난 후 갑자기 느끼는 두통이 여기에 해당하며 특히 몸에 피로감이 쌓였을 때 자주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평소 두통으로 고생한 적이 없는 수험생이 시험날짜가 가까워지면서 두통을 자주 호소한다면 긴장성 두통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이런 긴장성 두통은 충분한 휴식과 안정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상건 신경과 교수는 "가급적 약은 먹지 않는 게 좋지만, 두통이 심해 견디기 힘들 때는 아스피린·타이레놀 등 가벼운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항우울제·항불안제 계통의 약물이 필요하므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여성 수험생의 말 못 할 고통 '월경통'…피임약 복용 도움
월경통은 월경의 시작과 함께 발생하는 통증으로 아직 국내 사춘기 여학생의 월경통 발생 빈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외국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약 60~70% 여성이 증상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중등 또는 심한 월경통을 경험하며, 그중 8~14% 여성은 매달 월경 때마다 규칙적으로 학교 수업이나 회사생활을 못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월경통은 하복부에 집중되어 다소 불규칙한 분만 진통처럼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만들고 구토·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하면 월경통으로 기절하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월경통 치료에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이 약은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임약 복용을 추천했다.

구승엽 산부인과 교수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환자 90% 이상이 월경통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월경량이 많거나 불규칙한 월경주기를 가진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수험생이 가방에 피임약을 넣고 다니면서 복용하는 것을 이상한 시선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는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공부는 '체력'이 기본…비타민·무기질·단백질 위주로 섭취
책상에 앉아 공부하느라 활동량이 많지 않은 수험생도 에너지 소모량은 적지 않다.

인간의 뇌는 체중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2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험생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그리고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두뇌 활동에 많이 소비되는 비타민 B군을 포함해 비타민·무기질·단백질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 같은 영양소는 청소년들의 흔한 간식인 음료류·빵·과자로 채우기 힘들므로 채소류·콩류·잡곡류와 함께 단백질 식품(고기·생선· 계란·치즈 등)이 골고루 포함된 식단을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류 섭취 역시 하루에 한 번 정도 잊지 않아야 한다.

특히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체내 포도당(혈당) 유지가 중요하다.

아침 식사는 잠자는 동안 공복이었던 체내에 영양을 공급해 혈당을 유지하고 두뇌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지속해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박미선 영양사는 "만약 아침 식사를 할 시간이 없다면 김밥 또는 주먹밥처럼 들고 다니면서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하는 것"을 권했다.

그는 "두뇌 활동에 필수적인 포도당 공급을 위해 매끼 식사를 거르지는 않으면서 약간 부족하다 싶을 때 수저를 놓는 습관이 학습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k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