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며 포기하지 않는 지원자를 뽑고 싶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며 포기하지 않는 지원자를 뽑고 싶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017년 말 개점 예정인 이케아 2호점 일산 이케아는 550여명의 직원이 필요합니다.”

이케아 채용담당자의 말에 객석에선 “와~” 하는 함성이 터졌다. 이케아 채용담당자는 “세일즈 150명, 푸드 120명, 고객관리 120명, 물류에 100명의 직원이 배치될 것”이라며 “남녀 성비는 5 대 5”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계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이수빈 채용담당자는 “유니클로는 올 하반기 매장관리자 후보자를 뽑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한 만큼 올바른 보상을 하는 것이 유니클로의 특징”이라며 “초과근무에 대해선 1분 단위로 추가급여를 지급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가 17, 18일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KOTRA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11회째다. 올해는 지멘스, 보쉬, ABB, 티센크루프, 네슬레 등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26곳과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아이다스, 이케아, 코스트코, 3M 등 모두 92개 기업이 참여했다. KOTRA가 참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7% 이상이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채용직급은 신입·인턴이 50%로 가장 많았고, 1~5년차 경력직이 38%, 5년 이상 경력직도 17%에 달했다.

외국어 능력은 직무에 따라 달랐다. 영업·마케팅 분야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 또는 제2외국어 구사가 필수적이며, 외국어를 상시 사용한다는 비중도 70%에 육박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주요 기업의 특징을 살펴봤다.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외국계 기업은 스펙보다 지원자의 성장 잠재력 더 많이 보죠"
○ASML코리아 ‘60명 신입 채용’ … 이케아 ‘2호점 550명 필요’

ASML코리아는 6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참가 기업 중 가장 많은 채용 규모다. 채용 분야는 고객 엔지니어와 현장 앱 엔지니어로 학사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ASML은 반도체 시스템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네덜란드 기업이다.

아이다스코리아에는 온종일 상담을 받으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아이다스는 대학 3, 4학년을 대상으로 인턴십과 영업, 마케팅, 상품기획자를 뽑는다.

독일계 종합화학회사 한국바스프는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다. 생산, 품질, 공무, 환경안전 분야에서 근무할 화학, 화학공학, 고분자공학 전공자가 지원 가능하다. 채용 전형은 1, 2차 실무 면접, 인·적성 검사, 임원 면접 등을 통해 선발한다. 18일 밤 12시에 지원서를 마감한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는 영업, 승강기 유지보수, 설계 분야에서 대졸 이상의 신입사원을 상시 채용한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안전’에 대해 스토리를 담아 강조하면 좋다. 해외영업, 설계 직군은 영어인터뷰를 한다.

세계적 제약회사인 바이엘은 5개월 인턴사원을 모집한다. 근무 분야는 제약마케팅, 의학, 허가등록, 사무보조 등이다. 11월 말 모집공고를 낸다. 근무 기간은 내년 1월 중순부터 6월까지다.

전력 자동화 기술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ABB코리아도 영업, 기술서비스, 프로젝트 엔지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한다. 신입은 전공과 영어활용능력을 평가한다. 아시아기업들의 채용도 있다. 대만 기업인 하이윈코퍼레이션은 경기 수원과 경남 마산에서 근무할 영업직 신입사원 13명을 뽑는다. 하이윈은 대만 최대의 정밀 장비 부품회사다. 산요전기코리아는 설계·개발, 생산기술, 영업 분야 7명을 뽑는다.

○“긍정 에너자이저 채용 1순위”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외국계 기업은 스펙보다 지원자의 성장 잠재력 더 많이 보죠"
외국계 기업들은 스펙보다 지원자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세계적인 소방·보안기업 타이코코리아의 브래들리 벅월터 대표는 “사람을 이해할 줄 알고 팀을 이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지를 중요시한다”며 “포기하지 않고, 낙심하지 않고, 긍정적인 사람이 채용 1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 영업사원을 뽑을 때의 기억을 들려줬다. “이력서에 ‘나는 잡초다’라고 쓴 금창선 씨는 학점은 낮았지만 외모에서 풍기는 열정을 보고 채용했는데 지금은 수십 명을 거느리는 영업부장이 돼 있습니다.” 타이코코리아는 정규직 사원 500명 모두 한국인으로 해외 영업직을 제외하고는 평상시에도 한국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기업이다. 타이코는 캠퍼스 순회 채용과 함께 수시채용을 하고 있다. 타이코는 한 달 전 건물관리, 온도제어 분야의 글로벌 기업 존슨컨트롤과 합병했다.

오스틴 준 김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대표도 “한국인들은 빠른 학습능력을 지녔다”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넘치는 에너지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세대는 쉽게 포기하는 성향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면접 때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사람보다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인지를 보려 한다”고 말했다.

애질런트는 영업, 마케팅, 제품생산, 고객서비스 분야의 신입사원을 상시 채용하고 있다.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1999년 휴렛팩커드에서 분사해 바이오, 제약, 환경, 반도체 등 분석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7세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