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헌철 박사 "모량단층", 홍태경 교수 "새 단층 가능성"

지난달 12일 5.8 규모의 경주 지진이 발생한 활성단층이 어디인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양산단층 서쪽에 있는 모량 단층에서 지진이 났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등 일부 전문가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1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난달 경주에서 5.1 전진과 5.8 본진이 난 이후 1천 차례에 걸친 여진 중 정확도가 높은 560개 지진을 분석해 지표면과 연결해보니 모량 단층 선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고 말했다.

경주 지진이 발생한 주향이동단층의 단층면을 분석한 결과, 단층이 동쪽으로 70도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 지진의 진앙(진원으로부터 수직으로 연결한 지표면)은 양산단층에 있지만, 이를 진원과 연결하면 실제 지진이 발생한 단층은 양산단층에서 서쪽으로 5km 정도 떨어져 양산단층과 평행한 모량단층과 상당한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 박사는 "다만 동서 방향으로 존재하는 단층도 발견돼 이것이 새로운 단층인지, 아니면 모량단층의 연장선에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모량단층이라 단정 짓는 것은 너무 성급한 생각"이라며 지 박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홍 교수는 단층면에 대한 분석 결과,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이어진 새로운 단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진을 유발한 단층의 자세와 방향을 계산해 단층면 해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일 발생한 5.1 여진과 5.8 본진, 일주일 뒤 발생한 4.5 규모 여진 모두 동서 방향으로 뻗어있는 단층을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이는 나머지 여진의 분포와도 일치해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표면의 모량단층과 일부 겹치는 지점이 있다는 이유로 지진 발생원을 모량단층이라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윤수 지질연 박사는 모량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했더라도 이 역시 양산단층대에 속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윤수 박사는 "한반도 동부에는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170km의 양산단층이 있고 그 주변에 있는 모량단층과 밀양단층, 동래단층, 일광단층을 포함해 양산단층대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단층은 일종의 'flower structure' 구조로 돼 있는데, 복숭아나무처럼 큰 양산단층이라는 나무가 있고 그 가지로 여러 단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량단층은 세분화해 이름을 붙여놓은 것일 뿐 크게 양산단층대라 볼 수 있다"면서 "지진 발생 단계 초기부터 모량단층에서 지진이 났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여진의 위치를 정밀하게 분석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