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하루 전 수강생들에 유출…법원 "모의평가 신뢰 훼손"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를 불법으로 사전 입수해 수강생들에게 알려준 유명 학원 강사와 문제를 유출한 고등학교 교사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하태한 판사는 13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사 이모(48)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씨에게 문제를 유출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된 국어교사 박모(53)씨와 송모(41)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의 실형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하 판사는 "이씨 등의 범행으로 공정하게 운영돼야 할 모의평가를 향한 일반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송씨는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가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이 참작됐다.

수능 언어영역에서 '족집게 강사', '1타 강사'(매출 1등)로 정평이 난 이씨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6월2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평소 가깝게 지내던 박씨로부터 출제 문제를 전해 들은 뒤 수강생들에게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믿을 만한 현직 교사를 섭외해 문제를 알아낸 뒤 이씨에게 전달하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의평가 검토위원이었던 송씨는 자신이 출제본부에서 합숙할 때 암기한 문제의 형식과 내용, 주제 등을 박씨에게 알려줬다.

박씨를 통해 문제 내용을 전달받은 이씨는 모의평가를 하루 앞둔 6월 1일 자신이 일하는 9개 학원 수강생들에게 내용을 알려줬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