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컨테이너 화물의 75%가량을 처리하는 부산항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한진해운 사태에 이어 철도파업이 14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화물연대도 10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부산 북항 감만부두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에는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레일러 차량의 이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평소라면 트레일러 차량으로 도로가 꽉 차고, 교차로에서 그 이동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날은 승용차 등 일반 차량이 감만두부 주변 도로 통행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로 곳곳에는 "이번이 마지막! 총파업으로 돌파하자!" 등의 붉은색 플래카드가 가득 찼다.

총파업 출정식 장소인 감만부두 사거리에는 새벽부터 영남지역 화물연대 지부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트레일러 차량이 사거리 인근 주차장은 물론 갓길을 차지해 주차 공간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관할 남구청이 차량 이동을 요구하는 공지문을 차량에 붙였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이날 감만부두 안과 밖의 분위기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부두 밖에서 총파업 분위기가 고조됐지만, 부두 내부에는 제때 처리되지 못한 컨테이너가 쌓여가고 있다.

목적지로 가지 못한 한진해운 선박들이 싣고 있던 컨테이너들을 대량으로 내려놓는 바람에 장치장 사정이 빠듯하다.

감만부두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된 차량이 아예 운행을 멈추면서 감만부두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화물연대에 소속되지 않은 차량이 운행하고 있지만, 화물운송 방해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트레일러 차량 동행이 줄면서 이들이 주요 고개인 감만부두 일대 대부분의 주유소 매출도 크게 줄었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평소보다 차량이 30% 정도 줄어 총파업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부산 신항, 부산 북항 3곳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어 파업 결의를 다졌다.

부산 두 곳에 모이는 인원만 모두 4천여명.

경찰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물대포까지 배치하는 등 현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북항 19개 중대, 신항 19개 중대 등 모두 6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명분 없는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 운송 차량은 전체 2만1천757대 중 32.2%에 해당하는 7천대 정도로 추정된다.

정부는 화물연대 소속 차량이 집단 운송거부에 나서면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 3만7천65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32.2%인 1만2천112TEU의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pitbul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