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 농가 350만㎡ 논에서 年 1천800t 쌀 생산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 숲이 빽빽하게 들어선 서울에서도 벼농사를 짓는 곳이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서울시가 최판술 시의원(국민의당·중구1)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논농사를 짓는 농업인은 지난해 총 602농가로 조사됐다.

서울의 전업농은 2013년 792농가에서 2014년 670농가, 지난해 602농가 등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논농사에 이용하는 논은 주로 강서구 공항동 일대에 몰려 있다.

작년 총 349만㎡ 논에서 쌀 1천805t을 수확했다.

이 같은 수확량은 전체 서울 시민의 하루 평균 쌀 소비량(약 1천723t)을 조금 웃도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연간 62.9㎏(하루 172.3g)인 것과 서울 인구를 1천만명으로 잡아 계산한 결과다.

서울에서 나온 쌀의 54%는 일반업체에 판매했다.

26%는 정부 수매가 이하로 업체 등에 팔았고, 15%는 소비자와 직거래했다.

5%는 농가들이 직접 소비했다.

서울에도 '경복궁 쌀'이라는 쌀 브랜드가 있다.

2002년 서울시 쌀 통합 브랜드로 사용하다가 올해 7월11일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마쳤다.

추청, 고시히카리 등 쌀 394t을 강서농협과 경복궁쌀농업인연구회를 통해 상품으로 내놓는다.

쌀 농가가 적지만, 서울시는 우량품종·기능성 벼 보급종을 농가에 공급하고, 유기질비료·토양개량제 등 총 6억원 상당의 국비·시비를 매년 지원하고 있다.

벼 병해충 방제를 위해 7∼8월 2차례 헬기를 이용해 농약을 주는 항공방제도 하고 있다.

시는 쌀값 하락에 대비한 친환경 쌀 생산단지 조성, '경복궁 쌀' 품질향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원과 판매망 확충, 농사 소득 보전을 위한 '힐링농업체험학습' 프로그램 확대 등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서울 농업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전시·체험이 가능한 서울농업박물관 건립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농업박물관 건립을 위해 이달 말까지 연구용역을 진행, 결과를 토대로 강서구 마곡단지 안에 2만3천㎡ 규모로 박물관을 지을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들도 도시 농업을 발전시키고 주목하고 있다"며 "개발시대를 거치며 회색 건물이 늘어난 서울에서도 도시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