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예상보다 심각…사망·실종 10명·주택 600여채 피해
농경지 7천747㏊ '물바다'…정전 23만가구 99% 복구
침수 도로 대부분 통행 재개…공항·항만도 정상화


지난 4∼5일 남부 지방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물러가자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잇따라 피해 복구에 나선 가운데 침수지역 물이 빠지면서 추가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7일 밤부터 8일 오전까지 곳에 따라 최대 12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6일 국민안전처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태풍 차바로 사망 7명, 실종 3명 등 모두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하루만 추가 사망자 3명이 발견됐다.

울산 중구 태화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배수 작업 중 사망자 1명이 발견된 데 이어 경북 경주에서 실종된 주민 김모(82) 씨도 봉길해수욕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 회야강변에서는 전날 인명 구조 중 강물에 휩쓸려 실종된 강모(29) 소방사의 시신이 수습됐다.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학교와 주민센터 등에 임시 거처가 마련됐다.

주택 14채가 반파됐고, 508채는 물에 잠겼다.

주택 침수는 울산이 464채로 피해가 가장 컸다.

울산 현대자동차 등 공장 22개 동이 침수됐으며, 상가 150동도 물에 잠겼다.

아반떼와 싼타페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공장 2공장은 토사가 섞인 물 등이 들어차 이틀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오후 개막하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도 핸드프린팅, 무대 인사 등을 위한 시설인 해운대 비프 빌리지가 태풍에 파손돼 일부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농경지 7천747㏊가 침수됐으며, 제주의 피해 면적은 5천203㏊에 달했다.

제주 한천교 범람과 울주군 언양읍 현대아파트 침수 등으로 1천50여 대의 차가 하천물에 휩쓸리거나 물에 잠겼다.

곳곳에서 정전 사태도 이어져 22만 8천986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가 99%가 복구됐다.

정수장 단전으로 제주와 부산 일부 지역의 수돗물 공급도 중단됐다.

침수와 산사태로 곳곳이 통제됐던 도로는 6곳만 제외하고 정상화됐다.

선로 침수로 운행이 중단됐던 동해남부선 경주∼부전 구간 열차 운행도 이날 정오부터 재개됐다.

전날 120편이 결항한 항공기 운항은 모두 정상화됐고, 여객선은 일본 대마도, 후쿠오카 등 국제선 2개 항로를 제외하고 정상 운항 중이다.

정부는 오는 17일까지 사유시설 피해신고를 접수하며, 12일까지 지자체 공공시설 피해조사를 한다.

국민안전처는 18∼23일 중앙합동조사를 거쳐 이달 말 복구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기상청은 7일 오후 제주에서 비가 시작돼 충청과 남부 지방으로 확대되겠다고 예보했다.

7∼8일 예상강수량은 남부지방·제주도·울릉도·독도 30∼80mm(남해안·지리산 부근 120mm 이상), 충청 10∼40mm, 서울·경기·강원·서해5도 5∼20mm 등이다.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병설 김준억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