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국토부에도 허위보고, 언론에는 거짓 브리핑

인천교통공사가 지하철 탈선사고를 내고도 모의훈련 상황인 것처럼 조작하고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 허위보고까지 해 물의를 빚고 있다.

6일 인천교통공사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8월 7일 오후 9시 30분께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역 차량기지 선로에서 전동차가 탈선했다.

2량으로 연결된 전동차는 기관사 수동운전으로 주행하다가 후미 차량의 바퀴가 강한 불꽃을 내며 선로를 벗어났다.

탈선 당시 전동차는 종점인 운연역에서 승객을 모두 내리고 차량기지로 향하던 중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탈선사고는 선로전환기 조작을 놓고 기관사와 관제실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했다.

이 사고는 7월 30일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 후 1주일 만에 9건의 장애로 전동차 운행이 수시로 중단되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인천교통공사는 당시 공식 브리핑에서 "미리 계획한 모의훈련일 뿐 탈선사고는 없었다"고 거짓 해명을 했다.

이광호 경영본부장과 조신구 기술본부장은 사고 다음 날 인천시청 기자실을 방문, "실제 상황 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예고 없이 불시에 훈련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 대상 전동차를 일정 간격으로 틀어놓아 탈선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라며 "현장 투입 인력에 미리 얘기하지 않아 실제 상황으로 오인한 직원도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 났다.

사고 당시 전동차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복구차량을 1호선 귤현차량기지에서 급파하고 다음 날 새벽까지 복구작업을 진행할 정도로 탈선사고는 간단치 않았다.

인천교통공사는 탈선사고가 아니라 모의훈련이었다는 내용으로 훈련결과보고서를 작성,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도 허위보고를 하며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개통 초기 각종 장애로 사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탈선사고까지 알려지면 시민 불안이 증폭될 것 같아 훈련으로 가장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하루 40만명이 이용하는 인천지하철 1·2호선의 운영기관인 교통공사가 직속 상부 기관과 언론까지 속이는 조작극을 벌인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시의 질책이 있자 6일 뒤늦게 감사에 착수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언론과 시장을 속인 것도 문제지만 이번 일은 시민을 속인 것이기에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관련자에 대한 최고 수위의 징계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