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물빼기 등 추가 실종자 수색…이재민 수 더 늘듯

제18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제주와 남부지역에서 6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10명의 사상자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민안전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 오전 10시 현재 울산과 경주에서 각각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부산 사망 3명, 울산 사망 2명·실종 1명, 경주 사망 1명·실종 1명, 밀양 실종 1명, 제주 실종 1명 등이다.

이날 오전 4시 17분께 울산시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 1층에서 김모(52·여) 씨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주상복합건물에서 미용 관련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가 폭우 당시 차를 빼려고 지하주차장으로 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건물 주차장은 총 지하 3층으로, 현재 지하 2층과 3층은 완전히 물을 빼내지 못해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추가 인명피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양수와 수색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7분께 경주 양북면 봉길해수욕장 인근에서 전날 논 물꼬 확인 중 급류에 휩쓸린 80대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다.

태풍이 몰고 온 높은 파도로 바다에 떨어지거나 급류에 휩쓸려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 수색 작업도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낮 12시 10분께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에서 회양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된 온산소방서 소속 강모(29) 소방사에 대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강 소방사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려고 출동로를 확인하던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방본부는 헬기 2대 등 장비 11대와 약 280명의 인원을 동원해 강 소방사를 찾고 있지만,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주에서는 차량 전도로 급류에 휩쓸린 60대 주민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하고 있다.

경남 밀양에서는 잠수교로 진입한 차량이 떠내려가면서 1명이 실종 상태다.

지난 5일 오전 7시 4분께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이 남성은 부두에서 가장 가까운 배에 옮겨 탄 뒤 밧줄로 묶어 나란히 정박한 다음 배로 이동하던 중 높은 파도로 인해 발을 헛디뎌 실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밤사이 태풍이 동해 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추가 고립이나 대피는 없었다.

그러나 물에 잠기거나 가옥 붕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태풍 피해로 제주와 남부에서는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에서만 85가구 14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임시 주거시설에서 태풍의 악몽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밤사이 추가 고립이나 긴급 대피 상황은 없었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실종자 수색과 실종 추정 지역에 대한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